오래된 친구사이가 좋은 이유

Posted at 2010. 5. 14. 16:53 | Posted in 이야기/► meTo
오래된 친구사이가 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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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스타일이라 사람을 잘 사귀질 못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상냥하게 말도 잘 못건네고 제가 의도한건 아니지만 상대방이 저에게 말을 잘걸지 못하게도 합니다. 제가 인상이 별로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제가 잘 웃지 않아서 그런지 화난 얼굴처럼 보인답니다. 전 아닌데... 

그래서 왠만큼 친하지 않고선 저랑 달랑 둘이 만남을 갖는 일은 잘 만들지 않습니다. 둘만 있으면 누군가는 말을 해야 하는데 제가 또 말을 잘 받아주는 스타일이 아니라 제가 굉장히 어색합니다. 머리속에는 계속 무언가를 얘기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말이 끊어 지지 않게 하기 위해 머리속이 복잡해지고 아무튼 둘만 만나게 되면 제가 굉장히 힘들어 집니다. 

이런 저에게 제 20년지기 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넌 어디 대화 끊는 방법 알려주는 학원 다니냐?


라구요. 그렇습니다. 제 관심사가 아닌 얘기는 그다지 귀담아 듣지도 않고 그 다음 말을 잘 이어 갈줄도 모릅니다. 왜냐... 별로 궁금하지 않거든요. 


이런 저의 성격 때문에 학창시절 소개팅도 잘 못해 봤습니다. 소개팅을 하면 남자가 뭔가 이끌어 가고 유머러스 하게 말도 해야 하는데 전 말도 잘 못하고 유머 스럽지도 못하고 말이죠. 그래도 단체 미팅은 몇번 해봤는데 소개팅은 거의 하질 않았습니다. 거의 안한게 아니고 한번 해봤군요. ㅋ

친구


아무튼 얘기가 좀 다른데로 흘렀는데 그래서 전 오래된 친구가 좋습니다. 서로 너무 잘 아니깐 말을 좀 함부로 해도 웃으면서 넘어 갈수 있고 서로 말없이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다음 말을 뭘 해야 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정말 편합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것이 오래된 친구가 왜 좋으냐 하면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1. 추억을 같이 얘기 할수 있다.


 솔직히 나이가 드니 어릴때 처럼 자주 만나지 못하고 몇달에 한번, 어떨때는 년단위로 만남을 가질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공감대를 찾기가 힘듭니다. 서로의 일도 직종이 다른 분야를 하다 보니 딱히 할얘기가 없고 오래동안 안보다 보니 가정사 안부만 물으면 끝이니 더이상 얘기 끌고 나갈게 없습니다. 물론 말을 잘하시는 분들이야 안그럴수도 있겠지만 저에겐 말 이어가기가 힘듭니다.

이럴때 친구와 예전 같이 했던 일들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정말 재밌습니다. 진짜 시간 가는줄 모릅니다. 20년이나 친하게 지내다 보니 같이 한 일이 많아서 얘기 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같이 놀았던 얘기, 사고 쳤던 얘기, 여자 얘기 등등 생각나는거 다 얘기 하면서 회상 할려면 밤이 짧죠. 제 친구가 서울에 있어서 잘 못만나거든요. 그래서 한번 만나면 밤이 너무 짧습니다. ㅋㅋㅋ

여러분도 친한 친구분 만나시면 추억 얘기 많이 하시나요? 


2. 전화로 안부를 묻지 않아도 된다.


 친한 친구라도 전화를 전 그다지 자주 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일도 없는데 굳이 전화할 필요가 없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하는 1 이기 때문에 가끔 궁금한게 있거나 특별한 일이 있으면 전화를 합니다. 그런데 친하지 않는 사람에게 뭔가 알고 싶어서 전화를 하면 서두가 무지하게 길어 집니다. 안부부터 묻고 근황도 묻고 여러가지 얘기 하다가 전화건 목적에 대해서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친한 친구에겐 그럴 필요가 없죠. 전화 걸자마자 바로 물어 봐도 서로 편하게 대답하고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목적이 끝나면 바로 끊을수도 있구요. 그리고 힘이 들때 아무 용건 없이도 전화 걸어서 푸념해도 되고 친구가 다 받아 주니 참 좋은거 같습니다.


3. 욕을 마음대로 할수 있다.


 제가 평상시엔 욕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운전하면서도 왠만하면 욕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래된 친한 친구를 만나면 욕을 합니다. 정말 편하고 프리하게... ㅋ 저만 하는게 아니고 그 친구도 저한테 욕을 합니다. 저도 그게 폅합니다. 

제 친구가 서울에 있어서 주로 서울에서 만남을 가지는데 지하철이나 음식점 같은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다 쳐다 봅니다. 제 친구는 서울말을 쓰지만 전 토종 갱상도 싸나이라 말투가 무지하게 거칠죠. 거기다 욕까지 해대니 서울 사람들이 싸우는줄 알고 쳐다 봅니다. ^^

 
이런 친근함의 욕지거리를 아무한테나 할수 없죠. 정말 오래되고 친한 친구에게만 할수 있는 특권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

 
  뭐 이외에도 좋은 점이 많겠죠. 일일이 나열 할려면 포스팅을 못 끝낼수도 있겠네요. ㅋㅋㅋ

아무튼... 평생에 친한 친구 한명만 있어도 그 사람은 성공한 인생이라 했습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편하게 얘기 할수 있고 전화 할수 있고 욕할수 있는 친구가 있으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