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는 바보다.

Posted at 2010. 1. 27. 17:56 | Posted in 이야기/► IT
사용자는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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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 모바일 게임 개발할때 들었던 말입니다.

그 당시 제가 게임을 개발할때는 게임내 도움말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각 화면마다 버튼에 대한 설명부분을 넣는걸 귀찮아 했습니다. 어떻게든 도움말은 간단히 할려고 했었고 화면마다 버튼 설명부분은 짧게 할려고 노렸했습니다. 

왜냐하면 개발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귀찮은 작업이였고 그리고 각 화면 버튼 설명 같은 부분은 너무나 당연한걸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입니다. 하지만 각화면 버튼 설명은 각 통신사 필수사항이였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넣긴 했는데 다 필요없는 작업이라 늘 생각 했습니다.

사용자는 바보다.[제가 마지막으로 컨버팅했던 게임]


 그리고 도움말 즉 게임 설명 부분도 어떻게든 짧게 간단히 할려고 했습니다.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말이 계속 글이 늘어나면 용량 제한에도 걸리고 말을 주저리 주저리 적기에는 화면도 작고 아무튼 휴대폰에 한정된 상황에서 넣을려니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어 어떻게든 적게 적으려 노렸했습니다. 그리고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자세히 설명하려 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최소한으로 통신사 통과 될 정도만 설명을 넣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사무실에서 윗분들과 트라블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에선 설명을 좀 자세히 적어라 하고 개발자는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 라고 늘 대치 하죠. 결국엔 어느정도 윗분들 말을 따르긴 하지만... 그만큼 개발자로서 귀찮은 작업이였죠.

그런 일들때문에 사내 개발자들 끼리 게임 하는 사용자가 바보도 아닌데 당연한걸 왜 굳이 설명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말하는 중에 한 개발자 분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전에 있던 회사에서 사장님이 말하길 "고객은 바보다. 그러니 하나하나 쉽게 설명해야 한다." 라고 말이죠. 그때는 그 말이 별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 이후에도 어떻게든 설명을 잛게 하거나 뺄려고 노력했었죠.

사용자는 바보다.


그런데 지금 제가 모바일 게임 개발을 하지 않고 어플리케이션 쪽으로 넘어 오면서 "사용자는 바보다." 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휴대폰 게임을 다운 받아 해보면 정말 제가 바보가 된 느낌입니다. 키 하나하나 설명이 없으면 뭐가 뭔지 햇갈려서 알수가 없더군요. 좀 하다가 익숙해 지면 괜찮은데 처음 받았을땐 정말 햇갈립니다. 그리고 게임 도움말을 읽어 보지 않고는 게임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복잡한 게임이 아닌 남자라면 누구나 아는 스프츠 게임 같은 경우도 좀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지 않으면 막 짜증이 나더군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게임 개발을 했었을때의 입장과 사용자로서의 입장이 오버랩 되면서 묘한 느낌이 생기더군요. 제가 그 게임 개발 한 사람에게 설명부분이 약하다고 욕을 하면 내가 내 얼굴에 침뱉는 격인데 말이죠. 그제서야 "고객은 바보다." 라는 말이 실감이 나더군요. 막상 제가 사용자 입장에서 게임을 해보니 하나하나 설명이 되어 있지 않으면 취소 버튼이 뒤로 간다는 것까지 까먹을 경우가 있더군요.

그 당시 게임 개발을 하고 있었을때는 늘 게임개발을 하면서 게임과 살았기 때문에 늘 당연한것이라 생각 했었는데 사용자 입장에선 당연한것도 모를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나 봅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온라인 게임처럼 늘 몇시간씩 게임을 하는게 아닌데 생각날때 잠시잠시 하는건데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지 않으면 게임을 즐기기가 힘들거란걸 그때 알았다면 저를 욕하는 사용자 좀 적었지 않나 라고도 생각이 듭니다.

역시 사람은 상황을 당해봐야 피부로 느끼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전 게임 개발였을때도 바보 였던거 같고 지금 사용자로서도 바보 인거 같습니다. ^^

사용자는 바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