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엄청난 능력 모르면 무시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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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로 산다는 것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사는거 보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힘든점이 많은거 같습니다. 물론 다른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힘든점이 많겠지만 제가 개발자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개발자로 산다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드는거 같습니다. 

제가 학부 과정을 컴퓨터 쪽이 아닌 토목과를 나와서 처음 사회로 나왔을 때 개발일을 하지 않고 토목쪽 일을 해봐서 더 그렇게 느끼는거 같기도 합니다. 그럼 제가 왜 이렇게 개발자로 산다는게 힘든 것이고 엄청난 능력(?)을 가졌는지 몇 가지만 적어 보겠습니다.


1. 업무의 이해

 

다른 직업은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만 이해를 하면 되지만 개발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개발자 본연의 임무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이외에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지금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이 쓰여질 사용자의 업무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지금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잘 쓰여질 것이고 프로세스에 맞춰 개발해 줘야 사용자들이 편하게 이용 하겠죠. 


예를 들면 회계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가정 했을때 개발자는 회계 업무 프로세스와 계산법과 용어를 모두 알아야 합니다. 실제로 제가 예전 다녔던 개발 회사에서 회계 프로그램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담당 개발자가 도저히 혼자서는 회계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해 회계 학원을 몇달 다니면서 프로그램을 개발 하더군요. 개발자에게 회계 계산법인 단식 계산과 복식 계산법을 이해 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단식은 이해가 어느 정도 되던데 복식 계산법은 아무리 들어도 이해가 잘 되지 않더군요. ㅜ.ㅜ 

회계 프로그램을 예를 들었지만 다른 프로그램을 만들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의뢰가 들어온 프로그램을 개발 하기 위해선 프로그램이 쓰여질 업무의 프로세스를 100% 에 가깝게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는게 개발자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냥 들어 봐도 힘들어 보이지 않습니까? 내 업무 이외에 다른 업무 까지도 이해를 해야 한다는게 말이죠. 뭐... 하다 보면 모든 일이 그렇듯이 요령(??? 노하우가 맞을려나... ㅋ)이 생겨서 잘 해결해 나가겠지만 다른 직업에 비해 히해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인거 같습니다.   


2. 새로운 기술

 

다른 왠만한 직업을 가지신 분들은 학부때나 아니면 처음 일을 배웠을 때의 기술로 그 직업을 그만 둘때까지 써먹을수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 하더라도 평생에 몇번 되지 않을 것이고 새로 나온 기술이 현장에 접목 되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개발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IT 기술에 언제나 공부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또 익혀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얼마 가지 않아 그 기술을 요구 하는 곳이 생기고 회사 방침으로 그 기술을 쓰자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직업에 비해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는 시간이 무척 이나 짧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힌다는 것이 처음 개발일을 배울때 처럼 많은 시간이 요구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자기가 해왔던 패턴(이라고 해야 하나?)을 바꾼 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살기 위해, 도퇴되지 않기 위해선 빠른 시간에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하고 적응해야 하는 힘든점이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나올때 마다 모두 익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개발자의 기본 임무가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100% 기술을 습득하진 못하더라도 어떤곳에 어떻게 쓰이는지 까지는 알고 있어야 하고 그 기술을 써야 할때 빨리 적응 할수 있도록 항상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무시하고 자기가 아는 기술로만 일을 하면 언젠가는 도퇴되기 쉽상이겠죠.  


3. 평생 직업

 

외국 프로그램 개발 서적을 보면 머리 허연 할아버지가 책 모델로 그 책의 저자라고 소개되어 있는 책들이 있습니다. 전 처음에 개발일을 배울때 그런 모습이 좋았습니다. 나도 개발일을 하다가 나중에 늙어서는 책이라도 하나 써야 겠다 생각을 했죠. 하지만 막상 현장에 나와 보니 우리나라는 그게 안되더군요. 개발자로 할아버지가 연구 하는 회사는 없는거 같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빠르면 30대 후반, 늦으면 40대 초반 경에는 개발자가 아닌 관리자나 다른 업무를 보게 되더군요.


우리 나라는 프로그래머를 그냥 코더로만 보는 경향이 있는거 같습니다. 다른 직업과 같이 장인 정신이 깃든 깊이 있는 프로그래머를 육성해야 할거 같은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니 IT 강국이라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늘 소프트웨어 적으로는 외국 업체를 이기지 못하고 늘 딸려 가는 형세를 많이 취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나라도 개발 붐이 일어 났을때 좀 제대로 대우해주고 잘 육성 했다면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같은 플랫폼을 거뜬히 만들어서 세상에 내놓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전 개발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은데 우리나라 특성상 그러지 못하니 나중에 개발일을 하지 못할때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 아니 예전부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직업에서는 하지 않아도 되는 고민을 개발자들은 해야 하는 것입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 나이 들어서 딱히 할것도 없는데... ㅜ.ㅜ     


이렇듯 개발자들은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직업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유해야 하겠지만 개발자들은 다른 직업에서는 하지 않아도 되는 고민을 해야 하고 부가적인 능력을 키워 가며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런 능력을 가지고 일을 하는 개발자들을 제발 무시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용자에게 보여 지는 화면은 단순하고 몇가지 하는 일이 없어 보이지만 하나의 결과값을 뽑아 내기 위해 그 프로그램 뒤에서 일어 나는 모든 일과 수많은 연산을 개발자는 일일이 디버깅 해가며 계산을 하고 오류가 나지 않기 위해 코드를 만듭니다. 

그나 저나 개발자로 평생 먹고 살수 있는 사회가 우리나라에도 찾아 올려나 모르겠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