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으로서 잘못된걸 봤으면 혼낼줄도 알아야 하는데...

저번주 토요일 날도 덥고 해서 아내랑 애들이랑 장유계곡에 잠시 갔다 왔습니다.

집에 있으니 너무 덥고 더군다나 제가 이번 휴가철에는 이직 문제 때문에 제대로된 휴가지를 가보질 못해서 겸사 겸사 해서 잠시 바람을 쐬러 갔었습니다.

장유계곡은 나무 그늘이 많아서 제가 쉬기에 딱 좋더군요. 애들하고 아내는 계곡물에서 놀고 전 나무 그늘 밑에 누워서 쉬고 있으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더군요. ^^


장유계곡으로 올라 갈때 내원사 아래 주차장에 차를 주차 시키고 걸어서 10여분 가량 올라간 다음 자리를 잡고 놀다가 집에 올때는 짐을 들고 가족들이 다시 내려가는게 어려울거 같아 차를 가지고 올라 와야 겠다 하고 마지막에 저혼자 주차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려 가다 보니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남학생 10여명중 몇명이 담배를 피면서 짐 정리를 하고 있더군요. 순간 속에서 뭔가가 확 올라 오더군요. 


  저것들을 그냥 확... 


하지만 쉽사리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더군요. 일단 아무리 중학생이라 하지만 쪽수에 밀렸고 그리고 제가 요즘 몸도 안좋은데 한마디 했을 경우 뒷감당 할 자신이 없더군요. 그래서 그냥 가던길을 멈추고 한참을 계속 쳐다 보기만 했습니다. 알아서 꺼주길 바라며... 하지만 담배피는 애들중에 저랑 눈이 마주친 애들도 몇명 있었지만 제 눈만 피할뿐 아무도 담배는 끄지 않더군요. 그런데 전 제 눈도 안피할줄 알았는데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눈은 피하더군요.  


그러다 저도 어쩔수 없이 그냥 주차장으로 내려 왔는데 내려 오면서 정말 뭔가 찜찜한게 기분이 안좋더군요. 어른으로서 잘못된걸 봤으면 혼낼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었었고 뒷일이야 어찌됐든 혼을 내든 달래든 한마디 정도는 했었어야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게 왠지 모를 죄의식 같은데 드는게 영 찝찝하더군요.  

하지만 요즘은 애들이 워낙 무서워서 저도 선뜻 용기가 나질 않더군요. 이 나이에 애들한테 다구리 당하는것도 부끄러운 일이고 애들이 제 말을 듣고 생까면 제가 더 열받을거 같은 생각도 들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학생때 하던 행동들이 오버랩이 되면서 더욱 망설여 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우리때는 어른 없는데서 숨어서 피고 그랬는데... 요즘 애들은 뭘그리 잘하는 짓이라고 어찌나 당당하게 이딴 짓을 하는지... ㅜ.ㅜ  

에혀... 저도 늙었나 봅니다. 중학생들한테 말한다미 못하다니...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ㅜ.ㅜ

그런데 중학생들이 도데체 담배를 어디서 샀을까요? 피는 애들보다 그 담배를 판 가게 주인이 더 괘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때는 고등학교때도 담배 사기 참 힘들었었는데...ㅜ.ㅜ

아무튼 잘 놀고 편히 쉬고 기분좋게 오고 싶었는데 예상치 못한 담배피는 중학생들 때문에 그다지 마음이 편하질 못했네요.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반드시 한마디 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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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BlogIcon 나이트세이버 (2010.09.08 23:55 신고)

    정말 요새 애들 말 한 마디 하려고 해도 너무 무섭죠. 남의 일에 무관심한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치는 사람 탓만 할 수는 없는게 요즘 세상인 듯 합니다. 전 그저께 길에 주차돼 있는 차들 사이에 술취한 사람이 쓰러져있길래 주취자가 있으니 데려가달라고 경찰을 부른 뒤 이 사람을 깨웠는데 되레 저한테 시비를 걸며 때리려고 하더군요. 좋게 넘기려다 하도 열받게 해서 나중엔 소리 지르고 그랬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취한 사람한테 제가 시비 거는 모양새겠더라고요. 성질 못 참고 건드렸다간 막말로 개값 물 뻔 했더랬죠. 암튼 참 세상이 점점 거칠어집니다...

    • BlogIcon MastmanBAN (2010.09.13 16:32 신고)

      크... 험한꼴 당할뻔 하셨네요.
      요즘은 정말 일본처럼 아무 간섭하지 않고 사는게 제일 좋은거 같습니다.
      이러면 너무 삭막해 지는데.. ㅜ.ㅜ

  • BlogIcon 돌이아빠 (2010.09.09 08:19 신고)

    에고....저 역시 선뜻 뭐라고 하질 못하겠더군요.
    특히나 애가 있을 땐 잘못된 걸 더 혼낼 수 있어야 하는데 솔직히 나중에 애한테 해꼬지 할까봐 >.<;;;;;
    에공.......

    • BlogIcon MastmanBAN (2010.09.13 16:34 신고)

      맞습니다. 저희 동네에선 더욱 잘못된 애들 보고는 말을 못하겠더군요.
      제 가족에게 나쁜짓 할까봐 겁이 나서 그냥 보고도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내도 저보고 절대 그런 애들 보고 아는척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참 세상 어렵게 돌아 가는거 갔습니다. ㅠ.ㅠ

  • BlogIcon 컴투스 (2010.09.09 15:57 신고)

    요즘 애들 잘못 건드리면 큰일나죠~
    저도 예전같았으면 쓴소리 한마디씩 했을텐데 요즘은 애들 무서워서 무슨 말을 못하는 것 같아요
    세상이 너무 무서워요 ㅠ_ㅠ

    • BlogIcon MastmanBAN (2010.09.13 16:35 신고)

      세상이 우찌 될라고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른이 애들 무서워서 말을 못하니.. 에혀...

  • Lars (2010.09.10 20:31 신고)

    잘 참으셨습니다ㅎㅎ 일단 쪽수와 파워에서 밀릴 뿐더러...설령 날렵함과 파워로 그들을 제압한다 한들, 그들의 집단 공격을 정당방위한 것이 아닌 한, 민형사상 성년자가 책임을 훨씬 많이 질테니까요...ㅎㅎ

    불량 청소년뿐 아니라 개념을 집에 놔두고 다니는 분들 질책하기 위해선, 덩치좋은 남정내들을 양복을 입혀서 대동해야 하는 세상이네요.(청소년시절 실제로 어깨형님들 옆을 지나간 적이 있었는데, 저절로 겸손해짐을 느낀답니다...ㅎㅎ)

    • BlogIcon MastmanBAN (2010.09.13 16:36 신고)

      크... 그렇군요. 맞아도 손해고 때려도 손해군요. 제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군요.
      에혀... 그럼 이런 애들을 우찌 해야 할지 모르겟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