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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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하고 계신 일이 대학 다닐때 전공한 일이십니까? 


전 일명 노가다과인 토목을 전공하고 한 6개월 일하고 이게 아니다 싶어 프로그래머가 되었습니다. 참 이상하죠. 대학 다니는 4년간 배운 내용을 다 팽겨치고 쌩뚱맞게 토목과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IT업인 프로그래머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 뿐만이 아니고 다른 분들도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제가 사회 생활하면서 직장에 있어 보면 하고 있는 일을 전공한 사람은 몇명 되지 않더군요. 토목일 할때도 회사에 토목과를 나온 사람보다 다른 과를 나온 사람이 훨씬 더 많았고 프로그래머 일을 할때도 컴퓨터공학과나 전자,전기 전공한 사람보다 다른 과를 나온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물론 제가 다닌 회사만 그런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회사 얘기를 들어 봐도 이런 경우가 많더군요. 



이렇게 비싼 돈들여 4년간 공부한걸 뒤로 하고 왜 다른 일을 할까요? 전공을 살리면 일 배우기도 쉽고 학교 선후배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학연으로 인해 좀더 쉽게 일을 할수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서 정리를 한번 해봤습니다. 



1. 교육이 문제다.


 전 이게 가장 큰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주입식 교육. 모든 학생이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공부를 하도록 하는 우리나라 교육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릴때 부터 자기가 뭘 잘하고 뭘 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해서 그걸 잘 키워 줘야 하는데 이건 뭐... 똑같이 국.영.수 중심으로 암기만 시키니 학생들이 자기가 뭘 좋아 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아무과나 점수 맞춰서 일단 들어가고 보자는 식이니 전공을 살릴수 있겠습니까.



고등학교때 선생님이 수능 치고 나면 이렇게 말하죠. 적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단 들어가면 된다. 그럼 전과를 하는 방법도 있으니 일단 합격하고 보자"고 말이죠. 그런데 말이 쉽지 대학 들어가면 전과가 그렇게 쉬운게 아니더군요. 


거기다 더큰 문제는 12년간 주입식 교육을 하다 보니 대학교에 들어 와서도 자기가 뭘 해야 할지를 못찾습니다. 그러다 사회 나와서 일을 해보니 자기하고 안맞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른 일을 찾게 되는거 같더군요.


저도 고등학교때까지 컴퓨터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좀 빠른 계산기 정도, 아님 여러가지 게임을 할수 있는 기계 정도. 하지만 대학교에 와서 컴퓨터를 정식으로 알고 나서 부턴 컴퓨터에 빠진 것이죠.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컴퓨터쪽 일을 할것이라고 생각을 못했습니다. 토목공부가 꽤 재미 있었거든요. 하지만 학교에서 공부하던거랑 실무에서 일하는거랑은 정말 gap이 크더군요. OTL 


이런걸 봤을때 대학 교육도 문제가 있는거 같습니다. 요즘은 대학교에서 어떤 식으로 교육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배울때만 해도 99% 이론만 배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질적으로 일이 어떻게 돌아 가는지 모르고 있다가 회사에 들어가면 이론과 실제가 틀리다 보니 거기에서 오는 괴리감이 큰거 같습니다. 


또 제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게 제가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국비 교육원을 다녔을때 컴퓨터과나 전자과 졸업반 애들도 와서 수업을 듣더군요. 그래서 왜 듣냐고 했더니 프로그램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냐고 하니깐 배우긴 하는데 그래도 이런 교육기관에서 배워야 더 확실히 배울수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그말을 듣고 참 답답했습니다. 비싼 돈들여 4년간 교육 받았는데 취업을 하기 위해 다시 같은 교육을 또 받아야 한다니.... 참... ㅜ.ㅜ



2. 환상을 가진다.


 대학교에서 이론 위주로 배우다 보니 실무에서 어떻게 일이 돌아 가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교수님이나 선배님의 말씀을 들어도 잘 와닿지 않습니다. 특히 교수님 말씀은 더욱 와닿지 않죠. ㅋ 그러다 보니 내가 회사에 가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생활을 하고 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조금은 하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실무에 나와 보면 내 생각과 전혀 다릅니다. 그때서야 교수님이나 선배님 얘기가 하나둘씩 기억이 나면서 아... 그때 말씀이 이런 뜻이였구나 하는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배웠던 내용이 정말 발가락에 때만큼 밖에 쓰이질 않습니다. 전부 새로 배우는 꼴이 되는거죠. 그럴거면 대학 다닐때 이런걸 좀 제대로 가르쳐 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성적이 좋고 잘하면 내가 제일 잘하는줄 알고 있다고 실무에 나오면 내가 제일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어찌보면 대학 다닐때 나보다 공부 못하던 놈이 회사일은 더 잘 처리 할때가 있습니다. 


이런걸 볼때 대학에서 좀 제대로 된 교육, 실무에 맞는 교육을 해줬으면 환상을 깨고 내가 갈길이 아니다고 생각이 들면 빨리 바꿀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으니 나이 들어서 우와좌왕 하다 보면 재수 없으면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일을 먹고 살기 위해 꾸역꾸역 해야 할때가 많습니다. 참... 이런 경우는 슬픈 경우죠. 



3. 남에 떡이 커보인다.


 어느 조직을 가나, 무슨 일을 하나 나랑 100% 맞는 일은 없습니다. 내가 있는곳, 내가 하는일이 제일 힘들어 보입니다. 


군대도 해병대 갔다온 남자나 공익 갔다온 남자나 힘든건 마찬가지 입니다. 3자 입장에서 봤을때는 해병대 갔다 온 사람이 훨씬 힘들어겠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사자 입장에선 공익 같다온 사람도 힘들어 죽을뻔 했다고 느낌니다. 단지 공익은 편하다는 사회 인식상 말을 안할뿐이지... 그렇다고 제가 공익은 아닙니다. 그 빡세다는 청와대 호위 전투경찰 제대 했습니다. ㅋㅋㅋ



이렇듯 어디 있으나 힘든건 마찬가지 인데 지금 있는 곳이 제일 힘든줄 알고 직종을 바꾸면 좀 나을까 라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고 옮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옮겨도 매 한가지죠. 무슨 일을 하든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있고 어딜가나 내가 싫어 하는 사람 한둘은 꼭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걸 사회 초년생 또는 철없는 어른은 잘 모릅니다. 선배나 경험자가 아무리 얘기를 해줘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립니다. 자기가 느껴 보지 않고서는 잘 모르는 법이죠.


이렇듯 직종을 옮기기 전에는 늘 남에 떡이 커보인다고 다른 사람의 직종이 더 멋있게 보이고 돈도 많이 벌거 같이 보이고 일이 더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그건 옆에서 보니깐 그렇게 보이는 것이고 막상 자기가 그 일을 하면 어떻게 느낄지 모르는 일입니다. 물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간다면 상관이 없지만 단지 이일이 힘든데 다른 직업을 보니깐 안그렇게 보이더라 라는 생각에 직종을 바꾸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생각할때는 이정도 인거 같습니다. 이런 문제로 2년 혹은 4년간 비싼 돈들여 배운걸 다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는거 같습니다. 저도 지금와서 생각이지만 전공을 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할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전공을 살렸으면 또 프로그래머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겠죠. ㅋㅋㅋ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건 확실한거 같습니다. 4년간 배운게 아깝다는 것입니다. 정말 우리 부모님의 피땀으로 번 돈으로 공부한것인데 이렇게 아무데도 쓸데가 없는게 되었으니 정말 정말 많이 많이 아깝습니다.


이렇게 저같이 대학 다닐때 배운게 아깝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전공쪽으로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선 본인이 늘 노력을 해야 할거 같습니다. 우리네 교육이 그렇게 뒷받침 되지 않으니 자기 자신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좋아 할수 있는 일,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할거 같습니다.


그 방법으로 하나 알려 드리자면 요즘 대학생, 고등학생 등 아르바이트 많이 하시죠. 아르바이트 하실때 일반 아르바이트 즉 노래방, 호프집, 편의점 등 일반 아무나 할수 있는 곳에서 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어떤것인가를 찾으신 분들은 그 하고 싶은일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그러면 어느정도 감이 오지 않을까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신 분들이라도 여러가지 전문직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평생 직업을 찾는게 더 쉬워 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곳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는게 일반 아르바이트 자리보다 구하기가 힘들겠지만 언제나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다고 간절히 원하면 어떻게든 구할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런 많은 실제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의 평생 직업을 초반에 잘 선택하셔서 저처럼 4년간 배운 내용이 아깝지 않게 대학 생활 잘 하시고 좋은 직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