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남자를 울게 만드는 곳

Posted at 2010. 1. 26. 12:40 | Posted in 이야기/► meTo
군대! 남자를 울게 만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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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살면서 가장 많이 울고, 우는 횟수가 잦았던게 군대 있을때 였던거 같습니다. 제가 자랄때만 해도 남자는 강해야 하고 울면 안된다고 아버지께 배웠기 때문에 울지 않으려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크게 울일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군에 들어 가서는 눈물을 참기가 힘들더군요. 처음으로 부모님께 편지를 받았을때는 가슴이 찡한게 처음 느껴보는 감정 이였습니다. 제가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흔히 말하는 갱상도 사나이에게 그런말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지만 군대 오니 사랑 한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게 사랑한다는 말을 썼던거 같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가장 많이 울었을때가 바로 퇴소식날 부모님을 봤을때였던거 같습니다. 어찌나 눈물이 많이 나던지... 지금 생각해도 눈시울이 뜨겁네요. 엄마 얼굴보고 바로 엉엉 울었습니다. 고작 1달 좀 넘게 못본거 뿐인데 왜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ㅋ

그리고 전 태풍부대 훈련소에서 경찰학교로 가야 했습니다. 전투경찰로 뽑힌거죠. 이때 기분이 좀 안좋더군요. 난 틀림없이 군인이 되기 위해 입소를 했는데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경찰로 가라니...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까라면 까야지... 어찌됐든 경찰학교에서 2주정도 훈련을 받고 있으니 청와대 경비부대에서 와서는 제가 운동했다는 이유로 뽑아 가더군요. 동기 9명과 같이... 경찰 닭장차(?)를 타고 가면서 어찌나 불안에 떨었던지 무슨 포로 수용소로 가는 사람 마냥 불안했습니다. 제가 좀 낯선 환경을 싫어해서 더 그랬던거 같습니다.


다른 군대 갔다온 남자들도 그렇겠지만 이병때는 무지하게 맞고 얼차례 받고 거의 하루가 어찌 돌아 가는지 알수 없을정도로 후다닥 지나 갑니다. 그렇게 생활하다 보면 저희 중대는 일주일에 한번씩 목욕외출을 2시간씩을 나갑니다. 그러면 부대 근처 목욕탕에서 빨리 목욕을 마치고 슈퍼에 들러 초쿄바 같은 것을 몰래 짱박아서 부대로 복귀 합니다. 저희가 경비부대기 때문에 2시간 근무 4시간 휴식이 24시간 풀로 돌아 갑니다. 그런데 말이 4시간 휴식이지 근무 준비하고 청소하고 근무지가서 인수인계 받고 하면 실제로 내무반에서 쉬는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됩니다.


그렇게 새벽 근무를 갔다 오면 정말 배가 고픈날이 많습니다. 그럴때 목욕외출에서 짱박아둔 초쿄바를 세면백에 넣어서 화장실로 갑니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그 쵸코바를 소리안나게 조심 조심 살살 뜯습니다. 확 뜯다가 누가 들으면 안되거든요. 다 뜯으면 몰래 입꽉다물고 소리 안나게 먹습니다. 먹으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정말 서럽디 서러운게 내가 사회 있을때는 단음식을 싫어해서 누가 쵸쿄바 같은거 주면 그냥 버렸는데 이게 배가 고프고 먹을게 없으니 먹게 되더군요. 그것도 짬밥이 안돼니 화장실 변기통에 앉아서 몰래 먹고 있으니 내 신세가 어찌나 처량한지... 정말 이때도 펑펑 운건 아니지만 서러움에 눈물이 뚝뚝 흐르더군요. 울려고 한건 아닌데... 눈물이 눈물이...



이나마 초코바도 없으면 배가 고파도 그냥 자야 합니다. 새벽 2-4시 근무 갔다오면 정말 배고픕니다. 그런거 느껴 보셨습니까 피곤해서 잠은 오는데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는 경험... 이거 사람 환장합니다. 쫄따구라 잠이 늘 부족해서 새벽 근무 갔다오면 피곤해 미치겠는데 잘려고 누우면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습니다. 이때는 정말 이불 뒤집어 쓰고 억지로 억지로 잠을 청합니다. 어떻게 대안이 없습니다. 그렇게 억지로 잠을 청하다 보면 엄마 생각도 나고 그러면 눈물을 흘리며 잠이 듭니다. 에혀...


지금 글을 쓰면서도 그때 일들이 생각하니 서러움이 밀려 오는군요. ㅋ 군대 갔다오면 철든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거 같습니다. 이렇게 고생을 하고 서러움을 느끼는데 철이 안들겠습니까? 물론 철이 안드는 사람도 있지만... ^^

군대라는곳이 모두 안가는데 나만 가면 억울하겠지만 우리나라의 법이 그렇듯이 모두가 가는거면 한번쯤은 가보것도 좋은거 같습니다. 저런 경험 언제 한번 해보겠습까? 하지만 두번 갈곳은 못되죠.

그래도 모두가 안갔으면 하는 바램은 있습니다. 빨리 통일이 되어 국민 4대 의무인 병역의 의무는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