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잠만 자던 남편에게 던진 아내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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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주말은 크리스마스와 겹치는 바람에 왠지 꼭 밖에 나가서 뭔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 잡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그러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주말 이틀 동안 밥먹고, 잠자고, TV 보고, 컴퓨터만 하면서 정말 편안하게 쉬었습니다. 

물론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날은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잠시 밖에 나가서 놀긴 했지만 그날도 무척이나 추운 날씨 탓에 많이는 놀지 못했죠.

이브날 많이 놀지 못한게 아쉬웠는지 아내는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날 밖에 나가자고 무척이나 쪼르더군요. 하지만 그날은 날씨가 갑자기 이브날 보다 추워지는 바람에 나가기가 싫더군요. 더군다나 애들도 약간 감기 기운도 있고 해서 나가면 왠지 애들도 고생이고 저도 고생할거 같아 춥다면서 애들 감기 더 심해지겠다는 나름의 이유로 못들은 척 하고 있었습니다. ㅋ


그런데 사실 제가 쉬고 싶은 생각이 더 많았습니다. 11월달 부터 해서 업무가 바빠서 야근하는 날이 많았고 주말에도 뭔가 일이 많아서 제대로 쉬어 본적이 없어서 많이 피곤한 상태 였거든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였지만 날도 춥고 해서 그냥 밖에 나가 놀자는 아내의 말을 못들은척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일요일도 날이 많이 풀렸다며 밖에 나가자고 하는걸 계속 못들은 척하며 잠만 퍼질러 잤었죠. 아내는 밖에 못나가서 많이 아쉬웠겠지만 전 이틀동안 집에서 애들도 안보고 집안일 하나도 안하고 먹고 자고 TV or 컴퓨터만 하니 너무나 좋더군요. 물론 평상시도 그렇게 집안에서 아내를 도와주는 스타일은 아니긴 한데 이 이틀동안은 평상시보다 좀더 심했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편히 쉬어서 그런지 일요일 저녁이 되니 왠지 피곤이 다 풀린 듯한 느낌도 들고 전 좋더군요. ㅋㅋㅋ


이렇게 이틀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컴퓨터 한답시고 책상 앞에 퍼질러 앉아 있던 일요일 저녁...  아내가 저에게 회심의 한마디를 하더군요.

아내 : 오빠한테 딱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나 : 뭐?
아내 : 님 좀 짱인듯!!!
나 : (-.-)


ㅋㅋㅋ 인터넷 상에서나 보던 말을 아내에게 들으니 그 당시에는 좀 황당하면서 그냥 실웃음만 나오더군요. 아내의 말을 들으니 내가 좀 심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크리스마스고 주말인데 밖에 나가지도 않았던게 좀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두달 가까이 쉬지 못했던 저로서는 이틀간의 휴식이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던 지라 어쩔수 없었습니다. 하필 타이밍이 주말이 크리스마스를 끼는 바람에 나쁜 남편이 되었지만... ^^  
  
그런데 그 다음날 부터 지금까지 그때 아내의 "님 좀 짱인듯!!!" 이 말을 생각하면 계속해서 웃음만 나옵니다. 그 당시에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는데 계속 생각하면 할수록 재미 있네요. 


  님 좀 짱인듯!!!
  님 좀 짱인듯!!!
              님 좀 짱인듯!!!

아내가 나 웃으라고 한 말은 아니겠지요. 자기도 참 이런 남편이 있나 싶어 재미있게 승화시켜 한 말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나 웃으라고 한말은 아닐텐데 생각할수록 재미 있네요. 다음부터 반드시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아내가 나가고 싶어 하고 놀고 싶어 하면 왠만하면 들어 줘야 겠네요. ㅋㅋㅋ